[다른시선⑩]
정부는 여성을 보호하지 못하고/않고, 진보정당은 비판 논평을 철회시킴으로써 메갈리아 티셔츠를 구입한 여성 성우를 교체한 기업에 동의했다. 내가 이번 '티셔츠 사태'에 절망한 이유는 지난 25여년 동안 경험한 바지만, 국가-우파-좌파 사이의 이념(이 있기는 한가?)과 계급을 초월한 성의 단결, 즉 남성연대 때문이다. 진보정당은 기업이나 무능·부패한 정부가 아니라 여성과 싸우고 있다. 왜? 그들이 좋아하는 '정치경제학' 논리로 보자면, '진보' 이전에 '남자'일 때 더 얻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일베의 폭력, 자신감, 신념, 막말은 마치 무정부 상태의 거칠 것 없는 주인공처럼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사회는 메갈리아에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닌가? 거듭 묻는다. 누가 일베에 맞섰는가?
출발점은 나도 결코 이 강남역 사건에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반성하는 부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이번 일이 일어났기에, 이걸 공론화하고 분노하는 것이 비정상인가? 이번 일을 그냥 참아야 한다고 하거나, 그저 우연이 일어난 일이라고 하거나, 오버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정상인가? 참으로 혼란스럽다. "나는 가해자와 다른 남성이니깐 공격하는 것은 불합리해!"라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남성들은 남성이라는 이유로 미안해 하고 반성해야 한다.